베니치아 악파의 설립자 아드리안 빌라르트(1480~1562)

300곡 이상의 모테트와 미사곡, 마드리갈 등의 작품을 남긴 아드리안 빌라르트는 2중 합창 양식을 개척하여 베네치아악파의 기초를 확립하였습니다. 오늘은 아드리안 빌라르트의 음악인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빌라르트의 음악적 성취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탈리아 마드리갈 악곡을 발전시킨 대중음악가라는 점입니다. 마드리갈은 르네상스 음악을 대표하는 중요한 악곡 장르입니다. 당시 이탈리아의 궁정 사교 모임이나 문예아카데미 등에서 참가자들이 직접 즐겨 부르던 이 악곡은 교양인들의 여흥을 돋우기 위한 일종의 대중가요였습니다. 처음엔 즉흥적인 노래로 시작된 이 악곡은 1580년 이후 기교적인 양식이 발달하면서 전문 연주가들만이 연주할 수 있는 악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베네치아에서 활약했던 빌라르트가 있습니다.

 

빌라르트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으나 플랑드르 지방 브루게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이 가작 설득력 있습니다.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하던 빌라르트는 음악을 전공하기로 결심하고 당시 프랑스 여왕의 궁정 악장이었던 쥬앙 무통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로마, 페라라, 밀라노 등에서 음악활동을 한 후 1527년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성당의 악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베네치아의 모든 정치, 종교, 문화적 행사는 산 마르코 성당과 산 마르코 광장에서 거행되었고 베네치아 사람들은 물론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산마르코 성당의 음악을 맡은 빌라르트는 플랑드르악파의 폴리포니 기법을 베네치아에 전파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복합창과 반음계 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음악을 개척하였습니다. 그의 지도 아래 산 마르코 성당은 유럽 음악 중심지가 되어 후에 베네치아악파를 이루게 됩니다.

 

빌라르트는 미사,모테트, 마니피캇, 찬미가, 시편, 샹송, 마드리갈, 리 체르마 카레 등 여러 장르의 곡을 작곡하였으며 이중 170여 곡의 모테트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인문학 애호가들의 모임에서 불리던 지역 악곡인 마드리갈이 발전하는 데는 플랑드르 작곡가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피렌체와 로마에서 활동한 베드델로와 아르카델트, 베네치아에서 활동한 빌라르트 등이 잇습니다.

 

빌라르트는 초기 마드리갈에서 중기 마드리갈 양식으로 넘어가는 교량적 역할을 한 작곡가로서 주로 5 성부나 6 성부로 작곡했고 이 편성의 중기 마드리갈의 표준 짜임새가 되었습니다. 빌라르트는 마드리갈에서 가사와 음악의 진정한 조화를 이룩한 첫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가사와 형식이 따로 놀던 마드리갈을 음악 형식과 가사의 형식을 일치시키고 시의 의미에 적합한 화성과 선율 진행을 꾀했습니다. 빌라르트의 영향을 받아 이후의 플랑드르 마드리갈은 작품 속에 진지한 시를 가사로 택하고 가사에 대해 섬세하게 배려하는 새로운 경향을 뚜렷이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후기 마드리갈의 주요 특징이 되는 가사 그리기가 점점 더 많이 나타납니다.

 

그를 뒤이어 산 마르코 성당의 악장으로 부임한 안드레아 가브리엘리와 그의 조카 조반니 가브리엘리 등의 활약에 의해 베네치아 악파는 더욱 번영의 길을 걸었습니다.